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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선호, 주먹질, 섹스, 포용, 인자함 … 남자의 변화 조종하는 뇌
중앙일보 7.2
뇌는 또 하나의 성기(性器)다. 이 책은 뇌를 남성성과 여성성을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상정한다. 뇌가 인간의 성을 결정짓는 기관, 곧 성기란 얘기다. 뇌과학자인 저자는 뇌와 호르몬을 통해 남자의 심리와 행동을 낱낱이 파헤쳤다. 결론은 이랬다. “남자의 독특한 뇌구조와 호르몬이 여자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남자 특유의 현실을 창조한다.”
책은 남자의 일생을 따라가며 뇌와 호르몬의 역할을 추적한다.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남자의 심리나 행동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는 방식으로 글을 풀어간다.
먼저 태아기와 유년기. ‘남자 아이는 왜 로봇을 좋아할까.’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어린 남성의 뇌가 공격성이 강한 놀이를 선호하게끔 만든다. 남자 아이가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것도 주먹질을 하는 것도 뇌에 새겨진 공격성 탓이란 게 저자의 주장이다.
사춘기 남성의 뇌는 어떨까. 사춘기에 이르면 남성의 뇌는 유아기에 비해 20배나 많은 테스토스테론에 젖는다. 공격성이 강화되고, 뇌의 시각피질은 여성보다 두배나 더 두터워진다. 사춘기 소년들이 여성의 몸과 포르노 등에 집착하는 이유다.
20~30대 남성의 뇌는 오로지 섹스로 그득하다. 열정적으로 사랑의 대상을 찾고 짝짓기를 갈구한다. 흥분을 일으키는 물질인 도파민의 배출이 활발해지면서 사랑 회로와 섹스 회로가 숨가쁘게 작동하는 시기다. 하지만 남자가 섹스에만 몰두하는 건 아니다. 배우자가 임신하게 되면 남자의 뇌는 감정적·신체적·호르몬적 변화를 겪는다. 이때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성욕이 줄어들고 자상한 아빠로 변신한다.
중년에 이르면 남성성의 상징인 테스토스테론이 급격히 줄어든다. 중년 남자의 뇌는 섹스에 대한 집착에선 슬그머니 발을 뺀다. 대신 논리력이 강화되면서 자녀 양육이나 직장 문제 등에서 해결책을 찾는 데 집중한다. 노년은 남자와 여자의 뇌가 가장 유사해지는 시기다. 이때 남자의 뇌에선 포용하고 대화하려는 욕구를 자극시키는 호로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활발해진다. 공격성은 현저히 떨어지고 애정과 감정에 민감해진다. 손주들에게 한없이 인자한 할아버지를 떠올리면 되겠다.
인생 단계에 따른 뇌와 호르몬의 역할을 꿰고 있다면, 남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게 책의 메시지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남성이라면 자신의 밑감정부터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여성이라면 온갖 남성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뇌는 또 하나의 성기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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